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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섭 교우(정외 71) 오픈뱅크 이사장 재선
[FOCUS 인물] 비전 2020! 자산 13억달러 규모 은행으로 만들겠다
07/31/2012
Posted by 총연 Bt_email
오픈뱅크의 이사장으로 재선된 최화섭 이사장이 LA다운타운에 위치한 은행 본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은행 이사직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신현식기자
오픈뱅크의 최화섭 이사장이 LA다운타운에 위치한 은행 본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은행 이사직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신현식기자

2년반만에 국면전환 이룬건 인재들의 힘
민 김 행장후 빠르게 안정…신규 지점등 순조
올해나 내년중에는 인수합병의 기회 올 것


오 픈뱅크 경영진과 이사진은 이달 초 독립기념일 연휴에 알래스카의 한 휴양지에 모였다. 2005년 설립 이후 지난 해에 처음으로 연 순익을 낸 것을 자축하고 앞으로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한 자리였다. 계속되는 적자 속에 증자와 경영진 구성이 어려워 존폐의 위기에 몰린 지 2년 반 만이다. 이 은행의 최화섭 이사장을 지난 26일 주주총회 직후 만나 은행의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은행이 이익이 나서인지 기분이 좋아 보인다.

"직원들이 일만 잘 해주면 은행 전체가 계속 기분이 좋을 수 있겠다. 하지만 흑자를 낸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얼마 전 알래스카에 모여 '비전 2020'이라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그때까지 자산 규모 13억달러의 은행을 만들자는 것이다. 허무맹랑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우리가 보기에 은행은 신규 지점 오픈 등 계획대로 나아가고 있다. "

-은행이 2년여만에 국면전환을 이뤄 낸 비결이 뭔가.

"민 김 행장 취임 이후 다양한 인재들이 모인 것이 가장 컸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 은행은 인재가 이끌어 가는 것이다. (임봉기) 전 행장이 나가게 되고 새 행장을 찾아야 했던 2010년 초만 해도 막막했다. 다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가 김 행장 취임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경영진 이하 모든 직원이 소통하고 힘을 합쳤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은행 경영은 행장 중심으로 경영진이 하는 것 아닌가. 이사들은 이를 관리 감독하는 기능을 하면 된다. 전문적인 일은 전문가들에 맡겨야 한다."

-이사장을 맡은 지 만 2년이 지났다.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소통을 중시하면서 모두의 동의를 받아내기 위해 노력한 덕분이라고 본다. 미국 은행에서 이사로 재직했었는 데 이를 통해 배운 게 많다. 그들은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이사직 수행에 대한 부담도 많이 갖는다. 이사는 주주들에게서 은행 관리의 책임을 위탁받았다는 생각을 잊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지분이 있어도 그냥 기업이랑은 다르다. 요즘 인수합병 얘기가 은행권에 많은 데 그 역시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인수합병에 대한 논의는 하고 있나. 소형 은행 스스로는 성장이 어려운 시기이다.

"올해나 내년 중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는 1~2년 내에 한두군데와 합병하고 싶다는 희망이 있다. 서둘지는 않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규모가 작다는 게 인수합병 논의에서 단점이 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가격 문제는 전문 기관의 평가를 받은 뒤 이를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이다. 규모가 은행의 가치 즉 주당가치를 결정하는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가 큰 은행이라면 분명 이사직 배분이나 조건에서 목소리를 내려 할 텐데.

"무엇보다 좋은 은행을 만들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객관적인 평가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면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 이사 자리 역시 그런 기준에 따라 남을 사람과 나갈 사람을 정해야 한다. 그 기준이 규모가 되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최 이사장은 지난 1980년 도미해 알래스카에서 무역업으로 성공을 일궜다. 녹용 원목 전자제품 등의 상품을 사고 팔았는 데 "금세 돈이 모였다"고 한다. 은행에 대한 관심은 1984년 중앙은행 창립 준비 당시로 거슬러 올라 간다. 당시 25만달러 투자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한 10여년 지나고 나니 은행도 커지고 투자금도 많이 늘어 난 모습을 보고 은행 투자를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1990년대 중반 은행 투자를 시작했다. 그 중 하나인 '퍼스트 인터스테이트 뱅크 오브 알래스카'에서 1999년 대주주의 한명으로 이사회에 참여 은행을 매각한 2007년까지 활동했다.

-주류 은행 이사 경험은 어땠나.

"주류 은행이 사실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한인 은행 만큼 애착이 가질 않았다. 이사들끼리도 서로 잘해주긴 하지만 깊이가 없었다고 할까. 그래서 애틀랜타의 제일은행 시애틀의 유니은행 등에 투자를 시작했다. 오픈뱅크도 창립 당시부터 참여했다. 이민 초기에 아내의 박사 과정 공부를 위해 LA에 4년여간 살았는 데 지금은 은행 이사장으로 있으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개인 사업에서나 은행 업무에 대한 철학이 있나.

"핵심 가치를 찾고 이를 달성할 방법을 찾은 뒤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원목 사업을 할 때는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기업을 찾아 그 기업에 대해 연구했다. 오픈뱅크는 규모가 작아 어려운 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핵심 가치는 좋은 은행이 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은행 업계 종사자들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은행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큰 아들이 구글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는 데 본사를 직접 가서 보고 큰 도전을 받았다. 가장 좋은 조건과 환경을 제공해 좋은 인재를 모으고 이들의 능력이 경영에 반영된다. 다른 걱정 없이 업무를 열정적으로 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 주면 성과에 큰 차이가 난다. 그래서 오픈뱅크 직원들의 급여가 동급 은행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웃음)"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최화섭 이사장은

고 려대 정치외교학과 71학번. 선경그룹(현 SK)에 근무하다 1980년 유성물산의 산판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알래스카에 왔다. 프로젝트 실패 뒤 현지에 정착 무역업을 시작했다. 현재 '유니버설 파이낸싱 코퍼레이션'을 운영하며 기업 및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미국 북서부 지역 한인회들의 연합체인 미주총연 서북미 연합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부인과의 슬하에 5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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