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대학평가의 부문별 1위 대학의 면면이 지난해 평가와는 대부분 달라졌다. 이화여대는 외국에서 온 어학연수생, 학점교류
학생이 전체 재학생의 11%(지난해는 6%)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외국인 교환학생 비율은 전체 평가대상 88개 대학 중 지난해
4위에서 1위로 올랐다. 한국외국어대는 외국인 교수 비율과 해외 파견 학생 비율에서 1위에 올랐다.
이처럼 대학들은
▶국제화 ▶교수 연구 ▶교육 여건 ▶평판도·사회진출도 등 4개 영역의 평가에서 접전을 벌였다. 경희대는 1994년부터 시작한
본지 대학평가에서 16년 만에 처음으로 가장 높은 8위에 올랐다. 서울대도 3년 만에 2위로 복귀했다. ‘영원한 맞수’인
고려대와 연세대는 다시 순위 바꿈을 했다. 지난해 연세대에 이어 5위였던 고려대가 4위로 앞선 것이다. 고려대는
평판도·사회진출도와 해외 교환학생 수 부문 평가가 좋아 3년(2006년) 만에 4위에 올랐다. 두산그룹이 인수해 개혁을 추진
중인 중앙대와 학교 앞 부지 개발 수익으로 공격적인 경영을 하는 건국대도 성과를 보였다. 지방국립대들은 교육여건 개선에 힘썼다.
제주대는 지난해 57위에서 34위로 급상승 했다.
◆투자가 대학 발전의 시작=경희대에는 다른 대학에 없는 게
있다. 교수·총학생회·직원·동창회 등이 모두 참여하는 기획위원회다. 매달 열린다. 조인원 총장이 회의를 주재하면서 부족한 부문을
찾아내 어떻게 키울지 결정하는 것이다. 1년간 전임교수 116명, 장학금 59억원, 학위과정 외국인 학생
수(1500명→3000명) 증가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 회의 덕분이다. 조 총장은 “대학은 기업과 같은
획일적인 집단이 아니다”며 “대학 구성원이 공감하고 개혁에 참여하려는 의욕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앙
대는 ‘박용성 이사장’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평판도 조사(여론조사기관인 R&R 시행)에서 ▶기부하고 싶은
대학(14위→12위) ▶진학을 추천하고 싶은 대학(13위→10위) 등 7개 부문에서 순위가 올랐다. 중앙대는 경기도 하남캠퍼스
개발과 학과 구조조정 등의 과제를 추진 중이다.
건국대는 지난해 16위에서 14위로 2계단 올랐다. 튼튼한 재정을
바탕으로 학교를 개혁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 특히 김경희 이사장이 적극 뛰고 있다. 학교 인근에 조성한 대규모 상업시설에서 나온
수익금을 병원과 대학 개혁에 투자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외국인 교수 수가 두 배(전체 전임교수의
3.74%→8.76%)로 늘어난 게 가장 큰 변화다. 정부의 세계 수준 연구중심대학(WCU)에 선정되면서 재단의 종자돈이 투입된
것이다.
◆국제화 경쟁 치열=종합평가 10위로 뛰어오른 한국외국어대는 국제화 부문 1위를 했다. 외대는 전체 전임
교수 중 외국인 교수 비율이 24.5%에서 30.8%로 높아졌다. 외국에서 국내 학위를 받기 위해 온 유학생의 국적도
다양해졌고, 학점 교류나 공동학위제 등을 통해 외국에 나가 공부하는 교환학생이 머무는 국가도 다변화했다. 박철 총장은 “2~3년
안에 외국인 교수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겠다”며 “한국 캠퍼스의 국제화와 더불어 외국과의 교류를 확대해 한국 최고의 글로벌
대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국립대에 취약했던 국제화 부문에 집중 투자를 했다. 외국인 전임 교수는 공무원
정원 증원 제한 문제 때문에 쉽사리 늘리기 어려운 게 국립대의 현실이다. 이장무 총장은 외국인 전임 교수 증원 문제를 풀기 위해
기금으로 전임 교수를 대거 채용하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갔다.
종합순위 6위인 성균관대와 7위인 한양대는 영어강의 비율을 지난해에 비해 두 배로 늘렸다.
[2009 대학평가] 평판·사회진출 평가
우형식 금오공대 총장은 다음 달 구미에서 열리는 취업 박람회를 준비 중이다. 우 총장은 “취업률 높이는 것이 대학의 최대 과제이자
경쟁력의 잣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졸자의 정규직 취업률이 40%를 밑도는 가운데 금오공대는 정규직 취업률 63%로
전국 8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올해 대학평가 평판·사회진출도 부문에서는 취업률이 높은 대학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규직 취업률 64.7%를 기록한 한국해양대는 올해 평판·사회진출도 부문에서 18위(지난해 31위)로 올라섰다.
올해 평판·사회진출도 부문 1위는 고려대다. 지난해는 서울대가 10년간 이 부문에서 독주한 고려대에 앞섰으나 올해는 고려대가
서울대를 다시 앞섰다. 고려대는 뽑고 싶은 신입생·리더십·직무수행능력·발전 가능성 등에서 1위를 했다. 인하대는 지난해
16위에서 12위로 평판도가 좋아졌다. 인사담당자들이 ‘뽑고 싶은 졸업생’ 등에서 좋은 평가가 나왔다. 중앙대는 ‘진학을
추천하고 싶은 대학’(10위), ‘발전 가능성 있는 대학’(9위)에서 순위가 올랐다.
어떻게 평가했나
◆평판·사회진출도 부문(110점)=▶취업률(10) ▶사법·행정·외무고시 합격자 수(5) ▶공인회계사·변리사 시험 합격자 수(5) ▶거래소·코스닥 상장업체 임원 수(5)
◆
여론조사=▶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10) ▶졸업생의 직무수행능력(10) ▶졸업생의 리더십, 조직 융화력(10) ▶졸업생의
자기계발 (10) ▶진학을 추천하고 싶은 대학(15) ▶기부하고 싶은 대학(15) ▶발전 가능성이 큰 대학(15)
◆
지표 기준=▶취업률은 2008년 8월과 2009년 2월 졸업생 기준 ▶사법·행정고시는 2008년, 외무고시는 2009년 합격자
기준, 공인회계사는 2008년, 변리사는 2009년 특허청 신규 등록 변리사 수 ▶거래소 상장업체 임원 수는 2009년 8월 기준
◆2009년 중앙일보 대학평가팀
강홍준 기자(팀장·본지 교육개발연구소장)
강혜란·박현영·이진주 기자
유지연·어혜원·우호진·이하늘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