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Henry’s Freedom Box: A True Story from the Underground Railroad
저자: Ellen Levine
삽화가: Kadir Nelson
출판사: Scholastic
출판년도: 2007
추천연령: 1~4학년
특기사항: 칼데캇 우수상 수상
“행복의 비밀은 자유에 있고, 자유의 비밀은 용기에 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였던 투키디데스의 말이다.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사선을 넘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종종 영화나 소설의 소재가 돼왔다.
태어날 때부터 남의 소유가 되어야 했던 때, 미국의 노예제도 하에서 자유를 찾아 나무상자 안에 들어간 한 젊은이의 실화를 소개한다.
헨리는 자기의 나이를 모른다. 일곱살 쯤 된 헨리는 엄마와 형제들과 함께 주인의 저택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했다. 어느 날 병석에 누워있던 주인이 헨리와 엄마를 조용히 불렀다. 그 당시만 해도 마음씨 좋은 주인들이 노예들에게 자유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혹시나 하고 기다린 모자에게 떨어진 말은 “내가 몸이 아파 내 아들에게 너를 보내니 가서 거짓말 하지 말고 일을 잘 하라”는 것이었다.
평소에 일을 잘 하던 헨리는 주인의 아들이 경영하는 담배공장에서 담뱃잎을 마는 일을 한다. 어느덧 청년으로 성장한 헨리는 어느 날 길에서 만나 알게 된 여자노예와 결혼하게 되고 세 자녀를 둔다. 자유는 없었지만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그런대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때, 아내가 근심 어린 목소리로 말한다.
“주인의 사업이 잘 안되어 우리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팔려갈 것 같아요….” 며칠 후 헨리가 공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 세 아이들은 물론 아내까지 수레에 실려 팔려가는 것을 본 헨리는 절망한다. 다시는 그의 가족을 볼 수 없음을 깨달으며.
어느 날 아침 절망에 빠져있던 헨리에게 새들의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작은 새 한 마리가 창공으로 날아 오르는 것을 본 헨리는 ‘자유’의 의미를 피부로 느끼게 되고 ‘어떻게 자유를 찾지’ 생각하던 헨리에게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사람이 웅크리고 들어갈 만한 나무 상자를 들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스미스를 찾아간다. 스미스는 백인이지만 노예제도에 반대하던 사람이었다. “저를 노예제도가 없는 곳으로 부쳐주세요”라는 헨리의 청에 스미스씨는 필라델피아의 친구 집 주소를 박스에 적는다. “조심해서 다루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다음날 새벽 스미스씨를 만난 헨리는 나무상자에 들어가고 상자 뚜껑을 못으로 박아 단단히 닫은 후 스미스씨는 박스를 우체국에 싣고 가 화물로 부친다. 그 속에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하는 우체국 직원들은 그야말로 헨리의 나무상자를 짐짝처럼 험하게 다루고 상자 속에서 거꾸로 웅크린 채 숨소리도 못 내고 있던 헨리의 박스는 워싱턴시에서 증기여객선으로 옮겨지게 된다. 다시 기차의 화물칸으로 옮겨진 헨리가 기차의 칙칙폭폭 소리에 맞추어 잠이 들었을 때, “헨리, 자네 괜찮나”하며 밖에서 상자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상자의 뚜껑이 열리고 네 명의 남자들이 미소를 띈 채 헨리를 맞이한다. “필라델피아에 온 것을 환영하네”라면서. 헨리가 처음으로 자유를 맛본 날, 1849년 3월 30일이 그의 생일이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엘렌 르빈에 의하면 1800년대 중반에 미국 내에 400만 명의 노예가 있었다. 가축이나 수레 또는 가구처럼 주인의 소유물로 간주되었던 이들 노예들 중 6만~10만 명의 노예들이 자유를 찾아 노예제도가 폐지된 북쪽으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들은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라고 불리던 시스템을 따라 남에서 북으로 도주하였는데, 1787년 퀘이커교도인 아이작 하퍼(Isaac T. Hopper)가 도망가는 노예들을 숨겨주고 도와주는 시스템을 조직한 데서 시작되었다.
미국의 노예제도하에서 자유를 찾아 노예제도가 폐지된 북쪽으로 도주하는 노예들이 이용하던 도주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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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로 곳곳에는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도주하는 노예들을 자신의 집이나 헛간에 숨겨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여비도 주었으며 그 다음 은신처까지 안전하게 도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것이었다. 이렇게 자신의 집을 제공하며 도와주던 사람들을 역장(Station Masters)이라고 불렀으며, 그들의 집들은 ‘역(station)’ 이라 불리웠고, 도망가는 노예들을 이끌고 앞서가던 사람들을 차장(Conductors) 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이러한 지하철도들은 미 북부의 14개 주와 캐나다로 연결이 되었다.
저자에 의하면 헨리의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이며, 나무상자에 들어간 그가 걱정한 것은 오로지 잡히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기적적으로 헨리는 총 27시간 동안 버지니아의 리치몬드에서 워싱톤DC를 거쳐 펜실바니아주 필라델피아까지 총 350마일을 박스 안에서 여행했던 것이었다. 만 하루가 넘는 시간 동안 헨리는 가지고 간 물과 비스켓으로 요기를 했고, 조그만 연장을 이용해서 나무 상자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 숨을 쉴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용감한 헨리 이야기는 그 당시 미국과 유럽의 신문에 대서특필되었고 지하철도의 덕으로 자유를 찾은 노예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 중의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2월 흑인 역사의 달을 맞이해 과거 미국의 노예제도하에서 억울하고 부당한 처우를 받았던 노예들의 실상과 그들에게 절실했던 자유의 의미, 그리고 그들이 자유를 찾아 도주할 때 목숨을 걸고 그들을 도와준 선량하고 양심 있는 백인들의 이야기까지,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간결한 필치로 서술돼 있다. 이 이야기를 자녀들과 함께 읽고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가 왜 생겼으며 그것이 흑인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분석해보는 것도 독후활동의 하나로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