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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Kyung Joo's BookLove - 이건 내모자가 아니야
04/13/2013
Posted by New York 송 온경 (교육학과 77) Bt_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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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모자가 아니야

책제목:     This is Not My Hat

글/그림:    Jon Klassen

출판사:    Candlewick

출판년도: 2012

추천연령: 4-8 (부모와 함께)

장르:         픽쳐북

특기사항: 2013년 칼데콧상 수상

 

모두들 잠든 깜깜한 바닷속에 조그만 물고기가  헤엄쳐가고 있다. 그는  파란 모자를 쓴 채 유유히 헤엄쳐가며  말한다.  “이건 내모자가 아니야.  큰물고기에게서 훔쳤어.  그가 자고 있는 동안에.”

그의 말투는 마치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게 죄가 아닌 것처럼 당당하다.  오히려 큰 물고기가  자고 있는 동안에 그의 모자를 슬쩍가져 온 것을  자랑하는 듯한 어투다.

그러나 그  순간모자를 잃어버린 커다란 물고기가 눈을 뜨고 누군가 자신의 앙증맞은 파란모자를 몰래 가져갔다는 생각에 화가 난 듯 눈을 가느다랗게 뜬다.

“그는 아마 한참 후에 잠에서 깨어날거야 ,  큰물고기에게는 그 모자가 너무 작아,  그는 아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 줄 모를걸?”하고  제 나름대로 해석하고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는 조그만  물고기는 그 순간 커다란 물고기가 모자도둑을 잡기 위해 재빨리 헤엄치기 시작한 것을 모르고 있다.

“내가 모자를 훔친 걸 본 목격자가 있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고 했어.” 라고 순진하게 목격자의 말을 믿는 조그만 물고기의 독백이 이어질 때, 독자들은 바위위에 서서 양쪽 방향을 지켜보고 있는 게를 발견한다.

“난 큰 해초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곳으로 헤엄쳐 들어갈거야.  거기선 아무도 날 찾을 수 없을  걸?”하고 자랑스럽게 자신의 완전범죄 계획을 독자들에게 말해주는 조그만 물고기.  그 때 바위위에 서있던 게가 자신의 집게발로 큰물고기에게 작은 물고기가 도망간 방향을 가르쳐준다.

“그러면 아무도 나를 못찾겠지.” 하고 안심하는작은 물고기가 빽빽한 해초 속을 비집고 들어가는 순간  큰 물고기가 그 뒤를 따라 들어간다.

다음 두 페이지에는 여러가지 모양과 색깔의 키가 큰 해초들이 서로 엉켜있어 독자들은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알 길이 없다.

그 다음 페이지에서는 큰 물고기가 들어 갔던 해초 속에서 되짚어 다시 밖으로 나오는데 그의 머리에는 잃어버렸던 앙증맞은 파란 모자가 얹혀 있다.  눈감은 채로 조용히 헤엄치는 큰 물고기는 행복한 표정으로 다시 잠이 든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작은 물고기의 독백이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이야기는어린아이들의 자기 중심적인의 정신 세계와 행동패턴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그 나이에는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남의 것을 훔치면 안된다’는 것을 특별히 배우기 전에는 친구의 연필이나 지우개가 갖고 싶으면 그냥 슬쩍 가지면 되는 걸로, 들키지만 않으면 되는 걸로 오해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통해 부모님들은 어린 자녀들에게 남의 것을 허락없이 가지는 것은 ‘훔치는 것’이고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전혀 용납 되지 않으며 그러한 행위에는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다. 예를 들면 마지막 부분에서 더 이상 작은 물고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아이에게 물어 보자. 이 해초들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찾았을까?  작은 물고기가 스스로 큰 물고기에게 모자를 내놓았을까? 지금 작은 물고기는 어디에 있을까?

이책의 그림과 글을 담당한 존 클래슨은 뛰어난 삽화로 2013년 칼데콧상을 수상했다. 깜깜한 바닷속을 배경으로 큰물고기, 작은 물고기, 게가 모든 등장인물의 전부인 간단한 픽쳐북이지만 마치 한편의 만화영화를 보듯 일련의 사건이 페이지마다 이어진다.  또한 독자들은 주인공인 어린 물고기의 독백을 통해 그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으며, 진실을 말하는 목격자(게), 자신이 좋아하는 모자를 잃고 도둑을 뒤쫒는 큰 물고기의 다급한 마음, 도망자와 추적자 간의 쫓고 쫓기는 서스펜스 등 일반 소설에서 볼 수 있는 소재들을 가지고 어린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교훈을 잘 그려내고 있다.  특히 작가는 마지막 부분에서 작은 물고기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 지를 궁금하게 만들어 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들에게 여러 가지 상상을 할 수 있게 하며 이 책의교훈을 스스로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또한 작가는 전체적으로 심플한 디자인으로 독자들에게 어필했을 뿐아니라 큰 물고기의 눈동자의 위치와 모양을 가지고 그의 기분을 잘 나타내었고, 작은 물고기를 추적하는 부분에서 꼬리부분만 보이고 그 뒤로 그가 품어낸 많은 작은 물방울들이 그가 빠르게 헤엄친 흔적을 잘 나타낸 것은 그의 예술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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