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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Kyung Joo's BookLove -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진정한 용기
03/03/2013
Posted by New York 송 온경 (교육학과 77) Bt_email
________2010__10__22_

 

클라라는 수많은 이민자들로 꽉 찬 증기선을 타고 대서양을 건너 드디어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뉴욕항에 도착했다. 가진 것은 없고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며 키도 5피트밖에 안 되는 작은 체구지만 클라라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무엇이 옳고 그른 지를 식별하는 법을 배웠다. 그녀의 가족이 뉴욕시의 좁은 빈민 아파트에 입주한 후 그녀의 아버지는 직장을 구할 수 없었지만 클라라와 같은 수천 명의 이민자소녀들은 봉제공장에서 재봉일을 할 수 있었다. 급료는 겨우 한 달에 몇 달러밖에 되지 않았지만 집세를 내고 식료품을 사는데 큰 도움이 되었기에 이 소녀들은 남들처럼 학교에 가는 대신 공장에 나갔다. 지금부터 100년 전의 일이다.

새벽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재봉일을 하는 소녀들은 악덕 공장주들에 의해 이중 삼중으로 착취를 당했다. 예를 들면 지각을 한 경우에는 반나절의 급료밖에 받지 못 했으며 일하다 손이 바늘에 찔려 피가 옷감에 묻기라도 하면 벌금을 물거나 해고당했다. 혹시라도 옷감이나 옷을 밖으로 가져 갈까 작업실은 밖에서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악조건에서도 클라라에게는 꿈이 있었다. 일을 마치면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 읽었고 야간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점심시간에 동료 소녀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클라라는 자신을 비롯한 재봉사들을 노예처럼 부리는 공장주의 처우에 분노가 치밀었다. 꿈에 그리던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이런 일이 있다니! 같은 공장의 남자직원들은 처우가 개선될 때까지 노동조합을 결성해 스트라이크를 벌이려고 하고 있었다. 여자들도 똑같이 할 수 있다고 믿은 클라라는 그 때부터 동료들을 이끌고 처우개선을 위한 피켓시위를 주도했다. 그럴 때마다 공장주들은 클라라를 해고했고 곤봉으로 때렸다. 경찰에 의해 17번이나 체포되었으며 갈비뼈가 6대나 부려졌어도 누구도 그녀의 신념을 굽힐 수는 없었다.

다시 거리 시위에 나서는 그녀를 따라 동료 소녀들도 시위에 참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뉴욕시의 의류공장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에서 큰 미팅을 마련했다. 많은 연사들이 나와 연설을 했으나 아무도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규모의 시위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때 클라라가 단상에 올라가 자신의 모국어인 Yiddish어로 외친다. "더 이상의 협상을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우리모두 총파업을 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클라라는 미국역사상 가장 큰 여성노동자의 총파업을 개시했다. 다음날 아침 뉴욕시 시민들은 모든 봉제공장들에서 작업을 중단하고 거리에 나와 피켓시위를 벌이는 수천 명의 젊은 여성근로자들의 행렬에 깜짝 놀란다. 의류업계 공장근로자들의 총파업이 있었던 1909년 당시 뉴욕시의 400여개 공장들에서 약 4만 명의 근로자들이 만드는 블라우스들이 미 전역으로 보내졌다. 그 근로자 중에서 80%는 여성이었고, 그 여성 중에서도 70%는 16세에서 25세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

여성들의 시위를 저지하려는 폭력배들이 다가와도 위협당하지 않고 오히려 동료 소녀들을 격려하며 완강히 버티라고 소리지르는 클라라. 긴 겨울내 추위에서도 굴하지 않고 남자직원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처우개선을 위해 시위를 벌인 여성근로자들. 그들에게 감동을 받아 모금을 해주는 여대생들. 털 외투를 입고 여성근로자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시위에 동참했던 부유층 여인들.

클라라의 진정한 용기와 그에 동참한 모든 사람들의 노력으로 총파업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400개의 블라우스공장 중에서 339개의 공장들에서 노동조합결성을 허가하였고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줄어주었으며, 시간당 급료도 올려주었다. 끝까지 협상을 거부한 회사들도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Triangle Waist Factory는 그 이듬해 화재로 인해 146명의 근로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 이후 사람들은 의류공단의 근로자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문제점들에 대해 재차 깨닫게 되었으며 그 당시 20대였던 클라라는 노동조합을 위해 의류공단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 현황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오늘날 공장근로자들은 1주일에 5일 근무에 오버타임 급료를 받고 의료보험 등의 혜택도 받고 있다. 이는 지금부터 100년전 클라라(Clara Lemlich)라는 용감한 이민자 소녀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송온경 도서미디어 교사ㆍLI 코버트애브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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