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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Kyung Joo's BookLove - 정의로운 사회란?
02/08/2013
Posted by New York 송 온경 (교육학과 77) Bt_email
________2010__10__22_

지난해 3월 Celebration of Teaching and Learning에서 연사로 나온 하버드대학의 정치철학 교수 마이클 샌델의 강연을 듣고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정의'의 개념은 '개인 간의 올바른 도리'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라고 나와있다. 오래 전 도덕, 철학, 윤리 과목들을 대학교 다닐 때 수강하고 오랜만에 '정의'라는 제목의 책을 대하니 마음이 뛰었다. 필자가 진행하는 교사회 북클럽에서 선생님들이 한 두 챕터씩 맡아서 읽고 발표하기로 했다. 모두들 진지하게 발표자들이 준비해온 내용들을 듣고 대화를 나눴다.

자유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다른 사회구성원들에 지고 있는 의무는 무엇일까?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부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물려야 할까? 진실을 말하는 것이 때로는 나쁜 것일까? 사람을 죽이는 것이 때로는 도덕적으로 옳은 것일까? 개개인의 자유와 공익은 서로 상충하는 사이인가?

하버드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강의중 하나인 샌델 교수의 '정의' 강좌를 고스란히 담은 이 책에서 저자는 여러 가지 정치적, 사회적 현상들을 예로 들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로 사는 것인지, 정의로운 사회는 어떤 사회인지 칸트, 아리스토텔레스, 벤담, 밀 등 철학자들의 사상을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도덕과 정의에 관한 성찰을 하게 한다.

지난 해 허리케인 샌디가 휩쓸고 지나간 지역에서 집과 가재도구를 두고 긴급히 대피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상인들 중 일부는 평소보다 높은 가격을 붙여 그들의 고통을 배가시켰다. 뉴욕ㆍ뉴저지주정부는 상인들에게 바가지요금은 불법이라며 위반시 벌금을 추징할 것이라는 경고를 했으며 이럴 때일수록 서로 착취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의견에 반대하는 경제학자들은 샌디의 영향으로 공급이 딸리지만 수요가 훨씬 많아진 경우에는 자연적으로 가격이 높아진다는 수요공급의 법칙을 내세우며 가격인상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어려운 때 서로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어려운 사람들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

2005년 여름 미 해군의 하사가 부하 3명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에서 정찰 중 약 100 마리의 염소떼를 몰고 가는 아프가니스탄 농부 두 명을 만났다. 이들을 풀어주면 탈레반에게 알려 미군들이 위험에 빠질 수가 있었고, 그렇지 않으면 그들을 죽이는 수 밖에 없었다. 저들을 살려두면 안 된다는 부하의 말을 듣지 않고 비무장농부들을 죽이면 안 된다는 크리스찬의 신조로 농부들을 놓아준다. 그러나 곧 그들은 탈레반 100여 명에게 포위되어 하사를 제외한 3명 모두 죽고 그들을 구출하러 온 헬기까지 격추되어 16명의 미군들이 모두 죽게 된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나서 하사는 후회했을 것이다. 자신의 잘못된 결정으로 19명의 아군이 죽었다고.

이 하사가 겪었던 도덕적 딜레마는 우리 모두가 언제든 맞닥뜨릴 수 있다. 우리는 어려운 도덕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평소에 가지고 있던 옳은 행위에 대한 견해와 원칙 사이에서 판단을 하게 된다.

마이클 샌델은 정의를 이해하는 세가지 방식에 관해 탐색한다. 첫 째는 공리주의방식으로 정의는 공리나 행복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담배회사인 필립스 모리스사는 체코에서 담배에 부과하는 세율을 높이려 하자 흡연이 국가예산에 미치는 비용편익을 분석하여 제출하였다. 즉, 흡연자들의 생존시 정부가 그들의 의료비를 부담해야 하지만 흡연자들의 조기사망으로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는 순수익이 남는다는 계산이다. 샌델은 이는 금전적인 측면만을 고려했지 인간의 행복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물론 맞은 말이다.

두 번째 방식은 자유시장에서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이식을 목적으로 한 장기 거래가 가능한가?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은?

세 번째 방식은 우리사회 구성원들간에 미덕을 장려하고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샌델이 말하는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시장경제에서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도덕적인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노력하는 문화가 있는 사회이다. 정의로운 사회에는 강한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시민의 미덕을 키우는 데 힘써야 하며 마지막으로 정의로운 사회는 사회구성원들의 좋은 삶을 위해 공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샌델은 말한다. okjoo07@gmail.com

송온경 도서미디어 교사ㆍLI 코버트애브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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