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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Kyung Joo's BookLove (픽션을 읽을까? 넌픽션을 읽을까?)
03/31/2012
Posted by New York 송 온경 (교육학과 77) Bt_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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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시리즈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메신저 올빼미와 함께 있는 영화속의 해리포터.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메신저 올빼미와 함께 있는 영화속의 해리포터.
뉴욕주 새 학습기준, 다양한 독서 권장
건전한 소설책 읽기 억지로 막지 말아야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운동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과 다름 없다.” 발명왕 에디슨의 말이다.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 하면 자연히 책을 좋아하게 되고,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읽기능력도 향상돼 공부하는 요령이 생긴다. 공부가 재미있으니 생활태도도 향상된다. 독서를 많이 한 학생들의 학교성적이 높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독서를 성적의 지렛대로 생각하고 억지로 독서를 하게 하거나 학생이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고르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뉴욕주가 최근에 채택한 학습기준에 따르면 이제부터 학생들은 픽션과 논픽션을 골고루 읽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이제까지는 학생들이 여가를 이용하여 독서를 할 때 주로 픽션이나 시리즈물을 읽는 경향이 많았다.

1997년에 처음 선을 보인 해리 포터(Harry Potter)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7편이 출간됐으며 첫 시리즈가 선을 보인지 15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 책은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부터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해리 포터는 어려서 사고로 양부모를 잃고, 친척집에 얹혀 사는데 어느날 명문 마법의 학교에서 부엉이를 통해 보내온 입학통지서를 받으며 갑자기 여러 가지 일이 발생하게 된다.

‘Diary of a Wimpy Kid’원작 속의 그렉과 그의 형 로드릭. 가운데는 영화속의 그렉과 로드릭.
‘Diary of a Wimpy Kid’원작 속의 그렉과 그의 형 로드릭. 가운데는 영화속의 그렉과 로드릭.
한편 2004년 온라인의 'FunBrain.com'에 처음으로 소개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Diary of a Wimpy Kid'는 2007년 책으로 출간돼 연속 베스트 셀러에 랭크 돼왔다. 집에서는 응석쟁이 어린 동생과 짓궂은 형의 사이에 끼이고, 학교에서는 덩치가 크거나 인기가 많은 학생들 사이에 끼어 단짝인 라울리와 함께 아무에게서도 관심을 받지 못한 채 그럭 저럭 하루 하루를 보내는 중학생 그렉 헤플리의 이야기다.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부터 중학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 책들의 주인공인 해리나 그렉이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들이 잘 생기고 완벽하기 때문일까? 사실은 그 반대이다. 청소년기의 학생들이 민감하게 느끼는 ‘키가 작다’ ‘못생겼다’ ‘인기가 없다’는 자아콤플렉스나 형제간의 경쟁, 가족, 친척과의 갈등을 그들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해리나 그렉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계속 읽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소설들은 특히 평소에 책을 즐겨 읽지 않는 남학생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심어줬고, 그 여파로 읽기 능력까지 키워준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일단 첫 번째 책을 끝내고 나면 그 다음이 궁금해 계속해서 속편이 나올 때마다 읽게 되기 때문이다. 해리 포터보다 'Wimpy Kid'시리즈는 줄거리가 단순하고 쉽게 쓰여져서 읽기능력에 상관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필자의 학교도서관에는 7권 모두 서가에 꽂히기도 전에 학생들이 앞다퉈 빌려간다.

“우리 아이는 소설만 즐겨 읽는데 어떻게 하나”라고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있다. 아무리 영어 표준 시험에서 논픽션에 대한 지문이 많이 출제된다고 해서 자녀가 좋아하는 소설을 못 읽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아이들은 자신의 취향이나 읽기능력에 맞는 책을 자신이 직접 골라 읽을 때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가 돼 독서활동을 즐기게 되고 독서의 효과도 높다. 학교에서 숙제로 내 준 책은 밀어둔 채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펴고 줄줄 읽고 있는 자녀를 보면 자유 독서만큼은 본인이 직접 책을 골라 읽게 하는 게 좋겠다. 논픽션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픽션을 읽을 때처럼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이야기에 빠져드는 재미는 덜하다.

지난 17일자 뉴욕타임스에서는 독자들이 즐겨 읽는 픽션에서 전개되는 상세한 인물이나 배경묘사, 강렬한 느낌을 주는 언어, 또는 등장 인물 사이의 감정의 교차 등이 우리의 뇌를 자극하며 우리의 실제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신경과학계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라벤더’ ‘계피’ ‘비누’등의 단어들은 우리 뇌에서 언어 영역뿐 아니라 냄새를 관장하는 영역에서도 반응을 끌어낸다고 한다. 우리가 재미있는 명작 소설을 읽을 때 주인공의 생각과 느낌 속으로 빠져들어 현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시대와 공간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우리의 뇌가 냄새나 촉각 등 동작의 묘사에 반응하는 것처럼 소설 속 주인공들 간의 상호작용에도 실생활속에서 일어난 인간 관계처럼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픽션을 자주 읽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잘 이해하고 동정과 연민을 가지게 되며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진다고 한다. 동정심이 남보다 많은 사람들은 소설을 더 좋아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0년 연구에 의하면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란 유아들일수록 더 예민한 ‘마음의 이론’(다른 사람의 의도하는 바를 마음의 지도로 그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위대한 명작을 읽는 것은 그 동안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를 성숙하게 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시킨다. 뇌 과학은 이것이 사실임을 입증한 것이다. 뉴욕 주 학습기준이 아무리 논픽션을 강조한다고 해도 우리 자녀들이 여가시간을 이용해서 건전한 소설책을 읽고 싶어한다면 말리지 말자. 요즘 아이팟·아이패드·아이폰 등 소형전자기기를 손에 들고 온라인 게임이나 웹서핑, 소셜미디어에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많은데 자녀가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면 그 얼마나 건전한 여가선용인가? okjoo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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