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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Kyung Joo's BookLove - 픽쳐북이 중요한 이유
07/17/2013
픽쳐북이 중요한 이유 송온경 도서미디어교사(L.I. 코버트 애비뉴 스쿨) 픽쳐북은 그림과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는 그림동화책이다. 픽쳐북은 어린 아이들에게 집밖의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창문이라 할 수 있다.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녀에게 양질의 픽쳐북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픽쳐북은 어린아이들에게 처음으로 독서의 즐거움을 가르쳐주는 매개체로서 아이가 자라 평생독서가, 평생학습자가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픽쳐북은 아이들에게 언어를 가르쳐 주는 좋은 도구이며 픽쳐북에 나오는 그림들은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어린 독자들도 이야기의 뜻을 알아낼 수 있도록 도와 준다.
그렇다면 픽쳐북을 어떻게 읽어 줘야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소리내어 읽어주되 듣는 아이로 하여금 그림을 보고 많이 생각하게 하고, 자신의 이전 경험이나 사전 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예측하게 하되, 본문을 읽어주고 나서는 본문에 의거하여 작가의 의도와 이야기를 최대한 잘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웸벌리는 인기작가 케빈 헹크스의 픽쳐북, Wemberly Worried로 독자들에게 친숙한 캐릭터이다. 유아원에서 1학년 학생들에게 읽어주기에 합당한 짧은 보드북을 소개한다. “Wemberly’s Ice-Cream Star” 에서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웸벌리는 가는 곳마다 토끼인형을 들고 다니는데 요즘같이 아주 더운 어느 날 웸벌리에게 누군가 별모양의 아이스크림바를 준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본문을 읽어주기 전에 먼저 그림을 자세히 보게 한다. 본문을 읽어준 뒤 “웸벌리가 그 아이스크림을 받아 먹을까?”하고 묻고 자신의 생각을 옆의 짝과 함께 나누라고 1-2분 시간을 준다. 학생들은 둘씩 짝을 지어 옆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나서 손을 들고 자신의 의견을 발표한다. ‘아이스크림바를 받아 먹어요.’ 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 다음 페이지의 그림에는 웸벌리가 아이스크림바를 입에 넣는 대신 웬일인지 손을 옆으로 쭉 뻗은 채 아이스크림바를 들고 서 있다. 이 때 학생들에게 물어본다. “ 왜 웸벌리가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고 들고만 있을까?” 학생들마다 여러가지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다. “웸벌리는 새옷에 아이스크림이 뭍을까봐 걱정하고 있어”라는 본문을 읽어준 후 그 다음 페이지의 그림을 함께 본다.
이렇게 매 페이지마다 본문을 읽어주기 전에 학생들로 하여금 그림을 유심히 관찰하게 함으로써, 주인공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주인공의 성격이나 일어나고 있는 일의 사태를 짐작하는 습관을 키워준다. 뿐만 아니라 자기의 의견을 짝과 함께 교환하고, 손을 들고 학급전체에 발표하는 기회를 줌으로써 학생들은 이야기에 더 몰두하게 되고, 의견을 발표하는데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아이스크림이 옷에 뭍을까봐 그릇에 아이스크림을 녹여서 먹는 웸벌리, 이렇게 오랫동안 아이스크림이 녹기를 침착하게 기다리는 웸벌리를 우린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고 물어보면 학생들은 짝과 함께 웸벌리의 성격을 나타내는 어휘를 찾아내려고 애쓰는 가운데 학급전체의 토의시간에 자신이 몰랐던 새로운 어휘를 배우게 된다.
냎킨을 목에 두른 웸벌리와 토끼인형이 식탁에 마주 앉아 다 녹은 아이스크림을 떠먹고 있는 장면에서 필자는 토끼인형이 과연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을까?하고 물어본다. 대답은 ‘No!’ 그러나 학생들은 웸벌리가 토끼인형과 함께 상상의 놀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웸벌리가 토끼인형에게 “네가 아이스크림을 다 먹도록 내가 도와줄께.”라고 말하는 본문을 읽어주고 과연 웸벌리가 어떻게 도와주겠다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학생들은 짝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학급 토론에서 발표한다.
이와 같이 픽쳐북을 잘 활용하면 학령전 어린 아이들과 이미 학교에 다니는 유치원, 1학년 학생들에게도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서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로 만들어 줄 수 있다. 또한 자기가 예측한 것이나 의견을 표현함으로써 창의력과 발표력이 신장되고, 주인공의 언어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함으로써 주인공의 성격도 파악할 수 있다. 한없이 아이스크림이 녹기를 기다리는 웸벌리는 정말 인내심이 강하지? 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때. 사랑하는 엄마나 아빠가 책을 읽어주는 소리를 듣고, 그림을 함께 보고, 책장을 손으로 넘기는 행동들을 통해 아이의 오감은 충족되고 발달된다. 부모와 아이가 좋은 이야기를 통해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것 만큼 좋은 것이 있을까?
1995년부터 2012년까지 태어난 세대를 Z세대라고 한다. 이들은 그 전의 X 세대(1966-1976생)나 Y세대(1977-1994생)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에서 자라나고 있으며, 고도의 테크놀로지의 영향으로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고, 공유하고, 창조하는 태도가 그 전의 세대들과 매우 다르다. 그런데 이들이 어려서부터 접하는 인터넷, 텍스트 메세지, 온라인 비디오 게임들은 그들이 한가지에 집중하고 생산성을 올리는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특히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이전세대들 보다 전자기기에 익숙한 어린 학생들은 이런 수많은 자극들에 순간적으로 반응하느라 attention span이 매우 짧아진다. 이들이 인터넷 중독에 빠지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미리 방지하려면 어릴 때부터 픽쳐북을 많이 읽어주고 그냥 읽어만 줄 것이 아니라 서로 대화를 통해서 교감하면서 책을 통한 좋은 유대관계를 계속하면 아이가 크면서 책을 사랑하고 배우기를 즐기는 평생독서가, 평생학습자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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