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Rules
저자: Cynthia Lord
출판사: Scholastic Press
출판년도: 2006
추천연령: 4~7학년
특기사항: 뉴베리 우수상 수상
한 집안에서 태어난 형제들이라도 태어난 서열에 따라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된다. 첫째 아이는 처음에 태어나서는 부모로부터 온갖 관심과 사랑을 받지만 동생이 태어나게 되면 처지가 극적으로 바뀌게 된다. 어린 동생에게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빼앗기는 것 같고 그것이 마음에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양부모가 모두 일을 할 때 학교에 갔다 와서 또 수시로 어린 동생을 돌보아야 하며 그로 인해 친구들과 제대로 놀지도 못한다면? 설상가상으로 동생이 남의 동생들과 다를 때, 예를 들면 사람들 앞에서 바지를 내린다거나 남이 먹던 소다를 덥석 빨대로 빨아먹는다든가 한다면 동생을 돌보는 누나의 입장은 사람들 앞에서 더 난처해진다.
이 책을 어린 동생을 돌보느라 수고하는 첫째들에게, 또 모든 형과 누나들에게 권한다.
이 책의 겉표지는 어항속의 금붕어가 수면에 떠있는 노란색 플라스틱 장난감 오리(rubber duckie)를 놀란 듯 쳐다보고 있는 그림이다. 제목은 Rules. ‘지켜야할 규칙들’이라고 하겠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12살난 캐서린은 남동생 데이비드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집에 홈오피스를 두고 일을 하는 엄마가 동생을 돌보지 못할 때는 캐서린이 엄마 역할을 해야 한다. 생김새는 남들과 다를 바가 없으나 행동은 남들과 다른 동생. 캐서린이 바라는 게 있다면 데이비드가 가진 자폐증(Autism)의 증상이 좀 나아졌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캐서린은 데이비드가 남들 앞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을 그 때 그 때 생각날 때마다 노트에 적어준다. “금붕어 어항에 장난감 집어넣지 말기” “남들이 텔레비젼을 볼 때 그 앞을 가로막지 않기” 등등.
동생의 자폐증이 치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동생을 향한 따가운 주위의 시선에 신경이 쓰여 이웃에 이사온 동갑내기 크리스티와의 우정을 맺기가 조심스러운 캐서린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친구가 생긴다. 데이빗이 작업치료(occupational therapy)를 받는 클리닉에 언어치료를 받으러 온 동년배 제이슨은 반신불수에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의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은 엄마가 만들어준 단어장. “배고프다” “어디 가고 싶다” ”아프다” 등 극히 제한된 단어들밖에 없는 단어장에서 해당 단어를 찾아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것을 발견한 캐서린이 “cool” “awesome” “stupid” 등 제이슨이 대화하는 데 필요한 단어들을 만들어주면서 제이슨은 캐서린과 단어카드를 이용해 대화를 하기 시작하고 자신의 입장을 수용하고 이해해주는 친구가 있어 삶의 보람을 느끼기 시작한다.
작가는 자폐증을 가진 동생 데이비드를 사랑하며 그를 돌보고 그가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도록 지켜야 할 규칙들을 데이비드의 머리에 넣어주려고 애쓰는 캐서린이라는 주인공을 묘사하고 있다. 때로는 동생을 돌보아야 하는 짐에서 벗어나고 싶고, 데이비드처럼 엄마, 아빠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싶지만 엄마, 아빠의 처지를 이해하고 관용하는 착한 맏딸이다. 또 이해심이 많고 남과 다른 제이슨의 처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도와주는 좋은 친구다.
이 책의 제목인 규칙들. 누나가 가르쳐주는 규칙들이 데이비드에게 도움이 될까? 작가는 캐서린이라는 주인공과 동생과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 사람들이 만든 규칙들은 이 세상을 사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규칙으로 만들지 않아도 통하는 것들을 말해주고 있다. 언어치료를 받는 제이슨을 도와주면서, 자기 동생인 데이비드를 더 이해하게 되고, 규칙을 세워 강요하기 보다는 먼저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캐서린은 독자들에게 ‘소통의 시대’에 무엇이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즉, 마음을 열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내가 도울 수 있을 만큼 도움으로써 다 같이 행복해질 수 있음을 가르쳐주는 작품이다. okjoo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