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mson 광장북남미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교우들 간에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입니다.
지역별 교우회에서 게시물을 등록하면 자동으로 리스팅됩니다. 인증된 회원에게만 읽기, 쓰기 권한을 허용합니다. Only for Korea University Alumnus
未練
05/04/2014
未練
逢 南 韓 泰格(www.TedHan.com)
필자가 영어ABC(ei:bi:si) 그리고 독일어의 ABC(a:be:tse)와 “씨름”을 시작한 지도 50년이 넘는다. 독일 금융중심지 Frankfurt에서 은행주재원으로 현지어를 구사(驅使)하며 수 삼년을 살았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현지인과 어울려30년이상 살고는 있으나, “미련(未練)”이라는 한국어를 영어로, 독일어로 어떻게 번역하여야 할 지 알고 있지 못하다! 갈망(渴望), 열망(熱望)을 뜻하는 Longing은 한국인이 말하는 미련과는 거리가 멀다. 영어단어 Resentment가 분노(憤怒)를 뜻하지 한국인들이 마음 속 깊이 응어리진 한(恨)를 전달할 수 없는 것처럼….
단어가 없다는 것은 마치 그러한 감정이 또는 사물이 그들에게는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반대로 말하면, 감정이 또는 사물이 존재하지 아니한데, 어떻게 단어가 만들어 질 수 있었겠는가?
한 마디로 서구인들에겐 ‘미련’이라는 감정은 존재하고 있지 않음에 틀림없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발생할 때, 미국인들은 “It happened.”이고 독일인들은 “Es passiert.”일 뿐이다. 그리곤 그 다음, 수습(收拾)단계로 “진입”한다. 다시말하면, “아까워, 안타까워 또는 슬퍼하는” 과정-Interval-이 없거나 우리보다 그 시간이 훨씬 짧음에 틀림없다. 같이 옆에 있는 동료라면 적어도 나와 같은 ‘분량(分量)’ 만큼은 안타까워해 주고, 슬퍼해 주기를 기대하지만, 그들은 아니다. 한국인으로서 마음 속으로 ‘섭섭하게’ 느껴질 경우가 많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위로(慰勞)의 표현은 You are not alone.(이 아픔은 당신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이다. 이제는 익숙해져 버리긴했지만, 그 표현 역시 우리 정서(情緖)와는 거리가 있는 표현이다. ‘나’만 위로받고 싶은 상황에서 당신만 겪고 있는 아픔은 아닙니다라는 표현은 ‘썰렁하게’ 들리기까지 한다.
세월호가 진도(珍島) 앞바다에서 4월16일 침몰(沈沒) 하였다. 200명넘는 승객들이 싸늘한 시신(屍身)으로 수습(收拾)되고 있다. 바닷물 가득찬 어두운 격실(隔室)에 갇혀 생을 마감한 어린 생명들을 상상하면, 탐욕적(貪辱的)인 선박회사 소유주와 경영자 그리고 직업윤리(職業倫理)라곤 전무(全無)한 선장 및 선원 모두 능지처참(陵遲處斬) 극형(極刑)에 처해져야 될 사람들이다. 특히 필자처럼 승강기나 지하철이 운행중 정지(停止)되면 밀실공포증(密室恐怖症-Claustrophobia) 증세를 느끼는 사람입장에서는 분노를 넘어, 적개심(敵愾心)까지 느껴진다. 유족들은 오열(嗚咽)하고 있고 전 국민이 정신적 공황상태다. 벌써20일간이나….
밖에서 보고 있노라면 대한민국호(號)가 엔진고장으로 대양(大洋)에서 표류(漂流)하고 있거나, 커다란 구덩이(Crater)에 함몰(陷沒)되어 버린 듯하다.
구미인(歐美人)들처럼 이성적(理性的)인 사고(思考)와 자세를 가져야 할 때다. 미련을 접고 다음단계를 생각할 때다. 언제까지 Happened된, Passiert된, 신(神)조차 “돌이킬 수 없는”사태에 연연(戀戀)해 할 것인가? 유족에겐 섭섭할 이야기일지 모르나, ‘죽은 자는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미련에 젖다보면, 아까운 시간이 미련스럽게 소모(消耗)될 뿐이다.
하루속히 슬픔을딛고, 뒷수습에 국력을 경주(傾注)할 때이다. 재발방지를 위해 부패를 척결(剔抉)하고 정경유착(政經癒着)의 고리를 철저히 끊어야 할 때이다. 전국민 대한민국을 개조(改造)한다는 뼈를 깎는 각고(刻苦)의 자세로 임해야 할 때이다. 위기(危機)는 전기(轉機),또는 기회(機會)라고 하지 않는가?
다시 서구인이 즐겨 쓰는 말…Life goes on.이다. 국민개개인의 생명은 유한(有限)하지만, 국가는 영원(永遠)하여야 한다.
Written by Ted Han on May 4, 2014 NavyOfficer86201@gmail.com (718)631-1500
로그인 하시면 이 글에 대한 코멘트를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LOGIN
|